교육의 3주체라는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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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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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必也正名乎 반드시 이름을 바로 하라
名不正則言不順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언어가 순리로 통하지 않는다
言不順則事不成 언어가 순리로 통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공자님 말씀이다. 용어가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게 사용되면 사유(思惟)에 혼란이 돋는다. 인식을 왜곡시킨다. 다수의 이데올로기 신봉자들은 이런걸 악용해서 언어부터 뒤엎으려 든다.  
대체 누가 유포했나 모르겠다. 교육의 3주체라는 말. 교권 옹호방안을 설명하는 공문에도 이렇게 써있다. 정신 바르게 갖자. 교육 3주체라는건 없다. 기껏해야 3 관련자이지.
교육의 주체는 교사다. 학습의 주체는 학생이고.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학부모는 조력자이거나 학교 전후의 존재일 뿐이다. 뭔 '주체'가 학교 바깥에 앉아 전문가인 교사들에게 민원 넣고 소송걸어 합의금 받아내나.
우리 선생 스스로가 잘못된 언어에 가스라이팅 당하고 산거다. 어린이 환자 치료하는데 보호자가 우리도 의료 3주체요 이 따위 소리하면 의사선생님들이 뭐라겠나. 왜 우리 스스로 전문가 자리에서 내려오려 드는가.
우리 특수교육도 똑같다. 요새보면 특수교육이란 말 자체를 '통합교육'으로 통째 고쳐쓰기 운동하던데 가만 안있을거다. 대체 누구 맘대로. 가만보면 죄다 상아탑 교수나 이상한 인권단체들 토론회 기조 발제문 따위에나 주장되는 컬트적 떠듦이다.
조지 오웰의 ‘1984’ 속 빅브라더는 정치적 목적으로 언어를 뒤바꾸어 캠페인한다. 전쟁 수행하는 기관을 ‘평화청’, 역사왜곡하는 관청을 ‘진리성’, 이런 식이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언어를 바꾸면 존재를 리모델링할 수 있다. 우린 지금 말장난꾼들에 의해 집 자체를 리모델링 당하고 있다. 저항해야 한다.
오염되고 오용되는 용어부터 엄금하자. 파수꾼 노릇을 하자. 이데올로기 전쟁은 언어전쟁이다. 한국 보수의 큰 어른이신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를 공자의 정명사상(正名思想)으로 새로 해석해 뒷받침해주신거다. /
 
세줄요약
일. 교육의 3주체, 그런건 없다.
이. 죄다 상아탑 교수, 컬트적 운동가들 말놀음이다.
삼. 용어전쟁 시작해야 한다.

배재희 (특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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